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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모습을 드러낼 때 외면하지 말라”
  • 이형선 기자
  • 승인 2013.12.2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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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기자 김  진

지난달 27일, 우리 대학교 이과대 강당에서 김진 중앙일보 대기자가 연사로 초청된‘천마지성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 주제는‘한반도의 운명과 대한민국 청년의 역할’이었다. 관객들은 김진 기자의 강연에 때로는 웃음과 함께, 때로는 진지하고 깊게 몰입했으며, 강연이 끝난 후 긴 시간 동안 질의응답이 이뤄지기도 했다. 본지는 그가 말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적 교류가 활발했던 그 현장을 돌아보고자 한다.
◆2015년, 북한에서 급변 사태 일어날 것=김진 중앙일보 대기자는 강연을 위해 우리 대학교로 오는 길에 자신의 대학생 시절을 회상해봤다. 그가 대학생일 때는, 스스로 사회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다며“지금 대학생 시절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래서‘대한민국에 태어나 나와 내 가족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 그러나 일상에 바빠 잘 생각해보지 못한 일’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려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앞으로 여러분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은 북한에서 발생하는 급변사태와 그로 인한 남북통일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통일 후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적 구조가 완전히 바뀌면 우리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해 안이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가까이 와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의 숫자인‘9와 18’을 언급했다. 첫 번째, 박근혜 대통령이 9살 때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군사정변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머물렀던 시간이 18년이라는 것과, 세 번째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된 후 대구 달성군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할 때까지 은둔한 시간이 18년이라고 했다. 네 번째는 그 후, 지난 2006년 박 대통령이 지방선거 때 테러를 당한 시기가 달성군에서 정치를 시작한 후 9년 만이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 사건을 계기로‘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고 말할 만큼 큰 의미로 해석했다. 지금까지의 일을 바탕으로, 김 대기자는 지난 2006년으로부터 정확히 9년 후인 오는 2015년에 북한에서 ‘급변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덧붙여 오는 2015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인데, 집권 3년 차가 남북 관계에서 가장 유동적인 시기라며 북한의 급변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역설했다. 김 대기자는 또한 자신은‘사주학자’나‘역술인’이 아니므로 북한에서 급변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을 비판하지 말라고 말해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외부의 압력이 높으면‘내부에서 터지기 마련’=김 대기자는 세계사를 짚어보면 지금 북한이 얼마나 위험한 단계에 와 있는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봉건왕조가 무너진 근대화 이후의 역사를 보면 김일성·김정일·김정은과 같은 부자 세습 왕조가 이렇게 장기적으로 집권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기자는“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현재 북한의 정권은 말기적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외국인들을 위해 스키장을 짓는다며 군인들을 동원해서 배낭에다 흙을 가득 채워 시설을 건립한 것과 한 때 유명한 농구선수였던‘데니스 로드맨(Dennis Rodman)’을 개인별장에 초청해 세계의 조롱거리가 된 것을 예로 들었다.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으로는 볼 수 없는 모습이 평양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기자는“김일성·김정은 시대에도 이 같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없었다. 이는 북한 정권이 붕괴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그는 대규모 인민봉기나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측근에 의한 암살’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외부의 압력이 높으면 내부에서 터지기 마련이다”라고 덧붙였다.
◆‘더 코리안 시빌라이제이션’완성해야=그는 뉴욕 맨해튼(Manhattan)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 커다란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빌딩들이 마치‘콩나물시루’처럼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고“인류가 지구 상에 건설한 가장 현대적이고 놀랍고 밀도가 높은 문명이다”라고 감탄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 광경에 대해‘맨해튼 시빌라이제이션(Manhattan civilization: 맨해튼 문명)’이라고 칭했다.
또한 김 대기자는 이와 똑같이 한국에도‘더 코리안 시빌라이제이션(The Korean Civilization: 대한민국 문명)’이 존재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등의 대기업과 조선업, 건설업, 자동차 수출 등에 대한 압축 성장들이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세계에 우뚝 서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더 코리안 시빌라이제이션이 아직 절반밖에 완성되지 않았다며, 나머지 절반은‘북한을 가난과 압제에서 구해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남한과 북한을 붙여놓은 것은 역사의 신이 의도한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며“이 극적인 두 존재가 하나로 합쳐짐으로써 인류사에서 전례가 없는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바로 그 목적이다”라고 뜻을 밝혔다.
그는 남북통일이 한국에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첫째로, 통일이 되면 남북한 종단 열차를 통해 유라시아와 아시아를 연결할 수 있어 중국의 동북산성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둘째는,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해저 터널을 건설해 거대 경제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셋째는 러시아의 사할린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가 한반도로 수출돼 올 수 있다는 것, 네 번째는 미국이 고질적인 두통거리인 북한의‘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처럼 통일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김 대기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2~30대 유권자들의 비율이 절반 이상이었지만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그 비율이 40%로 줄었다며, 이렇듯 고령화가 진행되면 남한의 산업 구조는 북한이라는 시장이 열리지 않을 경우 매우 어려워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걱정하고 있는 통일 비용에 대해“통일에 돈을 쓰는 것은‘비용’이 아니라‘투자’로 생각해야 한다”며“장기적으로 우리 후손을 위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한은 북한보다 국력이 40배나 크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협상을 통한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향하는‘흡수통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공동체에 이바지하는‘혁명가, 기업가, 지도자’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 역시 간접적인 노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방법에 대해 김 대기자는, “학업을 열심히 하고 한 사람의 평범한 생활인으로서 열심히 살다가,‘통일’이라는 급격한 변수가 모습을 드러낼 때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코리안 시빌라이제이션을 실현한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Q.‘한 명의 간첩이 열 명의 종북 사범을 만들고, 열 명의 종북 사범이 백 명의 종북좌파를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저의 주변에도 위험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친구들이 많습니다. 보고만 있자니 화가 나고, 설득을 하자니 뒤통수를 맞을 것만 같습니다. 김 대기자님의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A. 북한식 사회주의, 김일성 주의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게 된 사람들이 생기는 것은 최근 10년 동안 우리 사회의 분위기 때문이다. 남한의 대통령이 평양에 가 북한의 지도자와 악수하고 이제는 한반도에서‘전쟁의 위험이 사라졌다’고 선언하는 것을 청소년 시절에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한 전교조 교육의 영향,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대북 화해 정책 등에 영향을 받아 지금 영화·출판·신문사의 젊은 기자 등 현실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른바‘문화 권력자’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안다.
나는 북한에 대한 가치관을 크게 세 가지, 즉 친북, 종북, 맹북으로 구분한다. 친북은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 종북은 북한의 정책 노선과 세계관을 따라가는 사람, 맹북은 북한이 무슨 일을 하더라도 감싸주는 사람, 예를 들면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 등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경향도 막바지에 와 있다고 본다. 북한의 모든 상황이 벼랑 끝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답답하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Q. 김진 기자님이 대통령이 된다면, 즉 정권을 잡게 된다면 남북 관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이십니까?
A. 내가 만약 대통령이라면 아주 원칙적인 정책을 쓸 것이다. 인도적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북한에 쌀을 준다든지 하는 등의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북한 정권이 막바지에 치닫는 천금 같은 기회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긴장이 높아지더라도 남한은 압력을 견딜 수 있지만 북한은 그럴 수 없다. 쉽게 말하자면 남한은‘2013년 형 신식 보일러’이지만 북한은‘1960년산 싸구려 보일러’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곧 평양에서 내부적 압력이 높아지고 중요한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이제 마지막 순간이 왔다. 오는 2015년부터, 늦어도 2016, 2017년 즉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 전에는 남북 관계에 중요한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형선 기자 bbambbaram@ynu.ac.kr

이형선 기자  bbambbaram@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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