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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이 실현됐다?
  • 이경희 기자, 최무진 기자
  • 승인 2016.02.29 15:21
  • 호수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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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가 정의하는 ‘반값등록금’이란 ‘한 해 총 대학 등록금 14조 원 가운데 정부 및 대학이 지원하는 규모가 7조 원’이라는 의미다. 정부는 해마다 지원규모를 늘렸고, 작년에는 국가장학금과 근로장학금 등으로 총 3조 9,000억 원을 배정했다. 대학들은 이에 맞춰 등록금 인하 및 교내·외 장학금 확충 등의 자구적 노력으로 3조 1,000억 원을 마련했고, 결과적으로 대학과 정부가 총 7조 원의 지원금을 확보한 셈이 됐다. 산술적으로는 ‘반값’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을 실감하지 못하는 학생도 적지않다. 이에 ‘반값등록금’의 실상을 알아보고,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인식의 차이인가? 부풀리기인가?

   
 
 교육부는 정부재원 장학금 3조 9,000억 원과 대학 자체 장학금 3조 1,000억 원으로 총 장학 지원금 7조 원을 마련해, 전체 등록금인 14조 원의 절반을 지원하는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이 실현됐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반값등록금’을 실감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실감하지 못한다는 의견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반값등록금’을 보는 시각이 다른 이유가 무엇일까?

 ‘소득분위에 따른 반값등록금 완성’은 뻥튀기=대학교육연구소가 국가장학금 지급 실태를 분석한 결과 2014년 2학기를 기준으로 국가장학금을 지급받은 학생은 전체 재학생의 41.7%였다. 일반 국립대의 인문사회와 자연과학계열은 5분위, 공학계열과 예체능계열은 4분위, 의학계열은 3분위 이하 학생만이 등록금의 절반 이상을 지원받았다. 사립대의 경우 인문사회계열은 3분위, 자연과학과 공학계열, 예체능계열은 2분위 이하 학생만이 절반 이상을 지원받았다. 의학계열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조차도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받지 못했다. 

 정부가 지급하는 3조 9,000억 원 이외에 대학은 자체적으로 교내 장학금을 지급한다. 교내 장학금 가운데 소득분위에 따라 경제적 사정이 곤란한 자에게 지급하는 ‘저소득층 장학금’은 6,639만 원뿐이다. 하지만 대학교육연구소 측은 “교내 장학금의 경우 대학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한 학생에게 지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의 일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분위에 따라 지급되는 장학금은 정부지원 3조 9,000억 원과 교내 장학금 6,639만 원으로, 총 4조 6천여억 원이므로 소득분위에 따른 반값등록금 완성은 뻥튀기인 셈”이라 전했다.

 의지와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어=교육부 측은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은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하기 때문에, 반값등록금 체감도는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전보애 교육부 학술장학 사무관은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인해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누구나 의지와 능력만 있으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또한 저소득층은 등록금의 반값이 아닌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한국대학생연합회는 전국 11개 대학교 1,07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반값등록금 실감 여부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단 10%만이 반값등록금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는 “조사 대상인 11개 대학교는 전체 대학보다 저소득층의 비율이 낮고, 고소득층의 비율이 높다”며 “해당 조사결과는 정책의 효과를 축소하거나 왜곡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등록금 고지서에 정확히 등록금의 반값이 출력되는 것이 반값등록금이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교육부 측은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반값등록금 정책을 사람들이 정확히 알지 못해 이 같은 논란이 제기되는 듯하다”며 “정책의 취지를 국민에게 알리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보애 사무관은 “사회보장 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정확한 소득분위 산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교 학생 25.4%, 반값등록금 실감=지난 22일 본지는 현행 반값등록금 정책에 관한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현행 반값등록금을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총 153명 중 74.6%(114명)가 ‘실감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25.4%(39명)만이 ‘실감한다’고 말했다. 또한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을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총 129명 중 62.7%(81명)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37.3%(48명)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에 찬성하는 비율은 62.7%였지만, 반값등록금을 실감하느냐는 질문에는 단 25.4%가 실감한다고 답했다.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을 지지하지만,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100점 만점에 12.3점=반값등록금 정책은 크게 국가장학금, 학자금대출, 등록금상한제, 등록금심의위원회 설치 등을 모두 포함한다. 심현덕 반값등록금운동본부 관계자는 “이 정책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자금 부담이 일부분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 명목등록금이 인하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심현덕 관계자는 “현재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는 학생은 전체 대학생의 41%에 그치기에 정부의 반값등록금이 완성됐다는 말이 학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영업재산과 가정재산 모두 가구주 명의로 돼 있는 자영업자나 농촌 가구는 실제 생활형편보다 높은 자산을 보유한 것처럼 나타나 소득분위 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심현덕 관계자는 “41%의 학생 중 평균 3분위 이하만 반값을 내므로 이 정책은 41 × 3/10 = 12.3점”이라 전했다.

 ‘반값등록금’에 대해 입을 열다

   
▲ 우리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값등록금과 관련한 대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반값등록금’을 두고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본지는 ‘반값등록금’에 관한 대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고자, 우리 대학교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반값등록금’을 실감하는가?
주민아(회계세무2): 실감하지 못한다. 계속해서 등록금의 반 이상을 내고 있다. 정부가 어떤 면에서 반값등록금이 실현됐다고 주장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김토환(경제금융2): 실감한다.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은 저소득층이 등록금 납부에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인데, 저소득층이 실감한다면 취지에 맞는 것이라 생각한다.
김지환(국어국문4): 실감하지 못한다. 나 또한 계속해서 등록금의 반 이상을 내고 있다. 정부가 주장하는 반값등록금은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다. 저소득층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반값등록금을 실감하도록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머지 다수들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국내 전체 등록금 14조 원의 절반인 7조 원을 지원함으로써,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을 완성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지환: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은 소득을 기준으로 지원액을 책정하는 것인데,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SNS에서 ‘부모님이 공무원인데도 소득분위가 낮게 책정돼 국가장학금을 많이 받는다’는 말을 자주 본다. 이것만 봐도 신빙성이 없는 것 같다.
주민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자신의 소득을 친척이나 다른 사람의 명의로 바꾸면 소득분위를 산정할 때 소득이 없는 것으로 책정된다. 이처럼 고소득자도 소득을 숨기면 충분히 저소득층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김토환: 비교적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소득을 숨기는 것과 같이 악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봤을 때, 소득분위가 낮은 사람들은 ‘반값등록금’의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정책이 올바르게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행 ‘반값등록금’ 정책을 100점 만점에서 몇 점을 주고 싶은가?
김지환: 30점이다. 현재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볼 때,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0점을 준 이유는 이 제도로 인해 소수의 인원이라도 반값등록금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김토환: 70점이다.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을 실행함에 따라 저소득층에는 많은 돈을, 고소득층에는 적은 돈을 지원해 형평성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소득에 대한 개개인의 판단이 다를 수 있는데, 국가장학금 소득분위 산정방식은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소득을 평가하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다만 종종 이를 악용해 소득분위 산정에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남아있고, 학교에 지원하는 금액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으므로 70점을 줬다.
주민아: 20점이다. 실질적으로 모두가 체감하는 반값등록금은 등록금 고지서에 등록금이 반값으로 찍혀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모든 학생들에게 반값등록금을 지원하고 난 뒤, 저소득층에게 더 많은 돈을 지원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김지환 씨의 말과 같이 이 제도로 인해 반값등록금을 실감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20점을 줬다.

 

이경희 기자, 최무진 기자  lkh1106@ynu.ac.kr, yu4191@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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