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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존폐, 절충안은?
  • 이경희 기자 ,최무진 기자
  • 승인 2016.03.14 14:15
  • 호수 1622
  • 댓글 0
   
 

나도 개천의 용이 되고 싶다! VS 이제 와서 약속 깨는 것인가?

   
 
법무부는 2017년 폐지 예정이던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유예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김주현 법무부 차관은 지난해 12월 3일 기자회견을 열어 “2021년에 진행될 제10회 변호사시험까지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하고, 그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의 로스쿨 재학생 일부는 자퇴 신청서를 제출하며 “사법시험을 예정대로 폐지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반면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들은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에 사법시험 존폐를 둘러싼 각 입장에 대해 알아봤다.

 사법시험 존치해야 하나, 폐지시켜야 하나=지난해 12월 법무부는 사법시험 폐지를 4년간 유예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가 일반 국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법시험을 존치하자는 의견이 85.4%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법시험은 2017년 12월 31일 폐지될 예정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국민의 80% 이상이 로스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출했다는 명목 아래,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며 법 시행을 4년간 유예하자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백원기 대학법학교수회장은 “국민들의 과반수가 사법시험 폐지를 반대한다”며 “국민들의 의견에 따라 사법시험은 존치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김상욱 씨(로스쿨3)는 “사법시험 폐지에 대한 문제는 입법기구에서 결정해야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그는 “법무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는 설문문항이 사법시험 존치 입장 쪽으로 편향돼 있어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 역시 설문조사의 신뢰성에 의아한 기색을 표했다. ‘소수의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해 매년 880억 원의 국민 세금이 사법시험 제도에 투입되는 것이 바람직한가’와 같은 문항을 넣어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때, 과연 국민들이 존치에 찬성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김현 변호사는 “로스쿨 제도가 ‘돈이 많이 든다’, ‘3년으로는 수준 높은 법조인들을 양성하기에 부족해 수준 미달의 법조인들을 배출하게 된다’ 등 국민들에게 극히 왜곡된 방식으로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사법시험과 로스쿨 둘 다 존재한다면?=사법시험을 존치시키자는 입장은 로스쿨을 통해 배출되는 연 인원 1,500명은 그대로 유지하고 200명, 300명 정도의 사법시험 별도인원을 두자는 입장이다. 로스쿨을 선택할 수 없는 일부 사람들에게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로스쿨 학생들은 로스쿨과 사법시험, 이 두 경로가 공존하면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의 취지가 퇴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법시험 출신이 로스쿨 출신보다 취업에 더 유리하고 실무 능력이 좋다는 선입견이 존재해, 로스쿨을 희망하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현 변호사는 “사법시험과 로스쿨로 법조인 양성 제도가 이원화됨으로써 법조계가 공익을 위한 책무를 수행하기보다는 상호 반목에 빠지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대표 권민식 씨는 “지금도 사법시험과 로스쿨 두 가지 방식으로 법조인을 배출하고 있는데 문제가 없다”며, “견제와 균형을 통해 서로의 문제점을 잘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제3자의 입장은=지난 3일 본지는 우리 대학교 학생 162명을 대상으로 사법시험 폐지에 관한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사법시험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단 10.5%(17명)만이 찬성의 입장을 보였고, 89.5%(145명)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법시험은 학력, 경제력, 나이, 직업 등을 불문하고 모든 국민이 응시할 수 있는 제도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기회 중 하나를 없앤다는 것은 아쉽다”는 등의 입장을 보였다. 반면 찬성 입장을 보인 A씨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이 평균적으로 5~7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년 동안 그 사람들이 고시원에 갇혀 공부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법시험, 입을 열다

   
▲ 이정현(천마인재3)
   
▲ 김호용(천마인재4)







 

 

 


 로스쿨 입학을 준비 중인 우리 대학교 천마인재학부 학생들을 만나 사법시험 존폐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해 국민을 대상으로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85.4%가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정현(천마인재·3): 일반적으로 국민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로스쿨 학생보다 전문성이 뛰어나고,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이라 인식한다. 이 여론조사도 그 인식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김호용(천마인재·4): 여론 조사라는 것이 어떤 항목을 어떤 사람에게 묻느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국민의 생각을 100% 대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질문 문항이 사법시험 존치를 유도하는 질문으로 설정됐을 수도 있다.

 “로스쿨 등장 이후 법조인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
통계를 보면 사법고시생은 보통 사법시험을 준비하는데 5년, 연수를 받는데 2년으로 총 7년 정도 공부한다. 하지만 로스쿨은 3년 과정이기 때문에 공부 기간이 사법시험 준비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로스쿨 출신이 이론적인 부분에서 사법시험 출신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법조인은 이론보다 실무가 더 중요하다. 로스쿨은 실무과정이 포함돼 있으므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로스쿨의 취지는 다양한 사람을 법조인으로 양성하자는 데 있다. 법 전공자가 아닌 공대나, 체대 등 다양한 분야의 학생이 로스쿨에 입학한다. 기존의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은 ‘로스쿨 출신이 법 공부를 단기간 했기에,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 사법시험의 기수제를 ‘카르텔문화’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연수를 마치면 판사, 검사, 변호사가 될 수 있다. 보통 사법부에서 일하지만, 행정부나 입법부에서 일하기도 한다. 균형을 맞추고 서로 견제해야 하는 사람들이 기수제로 인해 친목이 생긴다면, 일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법시험뿐만 아니라 로스쿨도 기수가 있다. 즉 두 경우가 똑같다는 것이다. 또한 로스쿨을 ‘돈스쿨’이라 부르는 등 로스쿨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이런 분위기에 대응해 로스쿨 출신들은 더 강한 결속력을 다질 것이다. 사실 기수제는 이들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구조 자체를 개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국회가 어떤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 현재 국회에 사법시험 존치에 관한 법안이 계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본회의에 상정하지 말고 로스쿨로 일원화해야 한다. 요즘 논의되는 것처럼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로스쿨을 도입하거나, 야간 과정을 만들어 현 로스쿨의 부족한 점을 메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 국회는 국민의 의견을 따를 필요가 있다. 법이 정해져 있더라도 국민의 인식이 바뀐다면 법도 같이 바뀌어야 한다.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기면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하며,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기면 사법시험을 폐지해야 한다.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번 논란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 사법시험 역사는 오래됐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만큼 사법시험의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해야 한다. 만약 로스쿨이 부족한 점이 있다면, 사법시험을 존치시켜 로스쿨과 병존하는 것이 아니라 로스쿨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 법조인을 선발하려면 공정한 시험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똑같은 기준의 시험으로 실력 있는 사람이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사법시험은 존치돼야 한다. 

이경희 기자 ,최무진 기자  lkh1106@ynu.ac.kr ,yu4191@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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