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7.6.5 월 19:07
상단여백
HOME 사회
군대도 N수하는 시대
  • 박민정 기자, 장수희 기자
  • 승인 2016.03.14 18:52
  • 호수 1622
  • 댓글 0

“군대 가고 싶습니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노래다. 이 노래를 들으면 ‘군인’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정한 나이의 성인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서 약 2년 간 병역의 의무를 지게 된다. 의무적으로 가야만 하는 군대이지만, 요즘 입대는 대학 입시만큼이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인다. 이에 군 입대 신청에 여러 번 불합격을 받은 우리 대학교 남학생들의 상황을 심층적으로 알아봤다.

 의무라면서 정작 입대는 힘들다니=윤인준 씨(불어불문·휴)는 ‘다른 공부나 계획을 시작하기에 앞서 군대에 먼저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1학년 학교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꾸준히 군 입대 지원을 해왔다. 그렇게 1년이 넘는 동안 여러 번 지원했지만 모두 불합격을 받았다. 처음엔 ‘운이 없구나’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공군에 4번, 의경에 3번, 육군에 2번을 신청했지만 계속해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윤 씨가 지원했을 당시 입대 경쟁률은 공군이 8:1, 의경과 육군이 각각 5:1이었다. 그는 “나처럼 군에 빨리 다녀오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군대의 인력 수요는 줄어들어 경쟁률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윤 씨는 10번째 입대 신청서를 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윤 씨는 “군에서 수용할 수 있는 군인의 수를 늘여주거나, 신체등급을 강화시켜 선발해야 한다”며, “의무적으로 군 생활을 해야 하지만 입대조차 너무 힘들다. 입대에 관련된 기관과 제도의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좀 쉽게 쉽게 갑시다=재수를 하고 입학한 김재훈 씨(기계공2)는 “같은 학번이지만 남들보다 나이가 많기도 하고, 무조건 다녀와야 하는 것이기에 빨리 다녀오자”는 마음에 군 입대를 신청했다. 그러나 육군에 3번, 해군에 2번, 공군에 2번 지원했고, 잇달아 불합격했다. 김 씨는 “계속해서 불합격 통보를 받으니, 기분이 상당히 불쾌하다”며 그 심정을 밝혔다. 처음에 김 씨는 운전병과 같은 특수 분야에 지원한 것이었기에 경쟁률이 높은 탓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특수 분야가 아닌 일반 현역병 모집에 지원해도 합격소식을 듣지 못했다. 특수 지원병에 지원했던 인원이 높은 경쟁률로 불합격하면서 일반 현역병 지원에 몰려 어느 쪽도 경쟁률이 낮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이에 김 씨는 “육군이냐 해군이냐에 상관없이 전반적인 입대 경쟁률이 굉장히 높은 것 같다”며, “군대는 의무적으로 가야만 하는 곳이니 입대는 하기 쉽게 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씨는 올해 7월, 8월, 9월에 계속해서 입대 지원을 할 예정이다.


 

   
 

 군 입대 신청을 몇 회 정도 했나요?=이처럼 요즘 남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군대가기 힘들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에 남학생들이 군대에 지원을 한 횟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 대학교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총 투표자 152명 중 77명(50.7%)이 군 입대를 1~2회 정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5명(49.3%)은 3회 이상, 75명 중 31명(41.3%)이 9회 이상 입대 신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는 입대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힘들며, 군대에 여러 번 지원하는 학생 수가 적지 않은 현 상황을 잘 보여준다.

 

   
 

입대시켜주고 싶지만 병무청도 사정이 있어

 “대학 1학년 마치고 군대 간다”는 말도 옛말이 됐다. 현재 병무청 자유게시판은 ‘입대 시켜달라’는 청년들의 목소리로 시끌시끌하다. 심지어 욕까지 난무한다. 누가 청년들의 군 입대를 막고 있는가? 이처럼 치열해진 입대 경쟁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알아봤다.

 언제부터, 왜 군 입대가 힘들어졌나?=과거에는 입대가 지금만큼 치열하지 않았다. 입영적체현상은 2014년부터 시작됐으며, 입대 경쟁이 뜨거워진 것은 2015년 하반기부터다. 1990~95년 사이 출산율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그 세대가 입대를 지원하면서부터 군 입영 희망자 역시 늘어난 상태다. 반면 국방개혁의 기본계획에 따라 군 소요는 현재 감소하고 있다. 입영 희망자는 늘어난 반면에 군 소요는 2만 명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대해 곽태원 병무청 현역입영과 담당자는 “신체검사 기준을 강화해 현역 입영 대상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시대에 맞춰 국방부는 ‘첨단 과학’을 도입하기 위해 보병전에 투입되는 육군을 줄이고 있다. 국방부의 병력운영계획에 따라 늘어난 해·공군보다 줄어든 육군의 수가 커 심각한 입영적체현상이 생긴 것이다.

 한편 청년 실업률이 높아진 것도 경쟁률 과열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불경기가 지속됨에 따라 취업을 일찍 준비하기 위해 조기 입대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임희수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과거 IMF 사태 때도 전국 대학생의 휴학 사유 중 군 입대가 60%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군대를 제대할 때 즈음 경기가 호전돼 취업난이 덜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또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스펙을 쌓을 수 있는 병과로 가는 대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2015년 1~7월 특기병 경쟁률을 확인해보면, 음향장비 운용·정비병은 48:1까지 치솟았다. 취업에 유리한 특수 보직을 희망하는 특기병 지원자를 위한 입대 사교육 시장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 입대 경쟁, 치열하지 않다=한편 군 입대 경쟁이 실제로는 치열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곽 현역입영과 담당자는 “입대 경쟁이 치열한 것은 상반기뿐”이라며, “21개월 현역 육군 복무를 마치고, 바로 복학하기 유리한 2~5월에 입대를 하려는 것”이라 밝혔다. 실제로 2014년 3월 경쟁률이 11.1:1로 가장 치열했으며, 11월과 12월은 각각 3.8:1과 3.7: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곽 담당자는 “한 학기를 마치고 7월 등 하반기에 지원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상반기 공석은 거의 나오지 않으니 하반기에 입영 일자를 미리 잡고 휴학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고 말했다.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그러나 N포세대로 불릴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국방의 의무조차 그들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임 연구원은 “현재의 높은 입대 경쟁률은 1~2년 안에 해소될 수 없다”며 “대학과 사회의 통합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적체된 인원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매년 신규 입영 지원자가 추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군 입영 인원을 늘리는 방법은 미래에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할 수 없다. 임 연구원은 대학에서는 군 휴학으로 인한 장기 학업 공백과 복학 시기의 충돌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국방부는 인구 및 사회 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군 입대 제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제도를 보완해야 할 것이다.

입대하고픈 당신, 불만이 있다면

 지난달 27일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은 ‘현역입영 불만제로팀’을 신설했다. 이는 병역 모집에서 반복적으로 불합격한 군 입대 희망자와 현역입영자들의 불편·불만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구·경북지방병무청에 따르면 입영 합격 후에도 정확한 입영 날짜가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돼 예상보다 입영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학생들의 학업공백이 생기게 된다고 한다. 때문에 학생들이 군 입대 신청 전 생각했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복학이나 다른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지방병무청 측은 “휴학하면 군대에 더 빨리 갈 수 있다고 착각하는 학생들이 많아 입영날짜가 결정되기 전에 휴학부터 하곤 한다”며, “그래서 휴학한 학생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의 문의전화가 오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재학 사유로 입영을 연기하면 휴학을 하는 동시에 병무청으로부터 입영 통지서가 발송됐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형식은 오래전에 없어졌다. 이에 하정일 대구·경북지방병무청 현역입영과 계장은 “휴학이 입영과 연계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불만제로팀에서는 대학교 재학생 4,000명을 대상으로 군 입대 지원 불합격으로 인한 학업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불만제로팀은 “입대 전인 학생들에게 입영 신청 관련 소식지를 반복적으로 발송함으로써 군 입대 합격 전 휴학부터 하는 학생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표했다.

 또한 지난 7일부터 현역병입영길라잡이 팜플렛 1만부를 제작해 배포 중이다. 팜플렛에는 ▲입영통지서 확인방법 ▲입영 기일 연기 방법 ▲해병대와 같은 지원병 지원 방법 ▲여비 수령방법 등 군 입대를 앞둔 학생들을 위한 입영 관련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또한 알려주고자 하는 정보마다 담당자의 연락처가 게재돼있어, 궁금한 사항을 간편하게 문의할 수 있다. 현재 이 팜플렛은 징병검사 후 병역처분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눠주고 있으며, 병무상담을 위해 병무청 사무실을 찾거나 문의를 위해 민원실에 방문한 학생들에게도 배부되고 있다.

 이어 병무청 측은 “육군 기술병 등 특별 분야 모집병에 지원할 때는 합격가능성을 따지지 않고 바로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때문에 경쟁률도 더 높아지고, 입영 날짜도 지연된다는 것이다. 이에 하 계장은 “지방병무청을 통해 담당자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하 계장은 “입영 확정 전에 휴학부터 하는 학생들과 지속해서 불합격한 학생들이 줄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한 불만제로 팀에서는 분기마다 군 입영 소식지를 발행할 계획이며, 중요한 정보가 있다면 분기와 상관없이 언제든 빠르게 제공할 예정이다.

박민정 기자, 장수희 기자  minimina14@ynu.ac.kr, j20915@ynu.ac.kr

<저작권자 © 영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