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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고향 떠나 취업하러 갑니다
  • 백홍 기자, 장수희 기자, 지민선 기자
  • 승인 2016.03.28 12:09
  • 호수 1623
  • 댓글 0
   
 

떠날 수밖에 없었다

   
 

 4·13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의 후보자들이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구·경북을 떠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대구·경북 청년 인구 유출문제가 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온 듯하다.

 일자리 찾아 대구·경북 떠난다=본지는 우리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졸업 후 대구·경북을 떠날 생각이 있는가’와 관련해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228명 중 75.4%(172명)가 ‘그렇다’고 답했고, 24.6%(56명)가 ‘아니다’라고 답해 두 응답 비율이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떠나려는 이유로는 취업이 58.2%(100명)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이어 문화 20.3%(35명), 결혼 11.6%(20명), 기타 7.6%(13명), 교육 2.3%(4명)로 그 뒤를 이었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져가고 있다=현재 ‘대구’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대기업이 없으며 대부분의 대구 기업들은 성서공업단지에 밀집되어 있는 중소·중견기업이다. 반면 경북 구미에는 삼성전자가 들어서 있고, 포항에는 포스코가 있다. 그러나 수도권 산업단지만 발전하고 대부분 지역 산업은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역 기업에서도 신규 채용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대학교 노경윤 취업지원팀 담당자는 “대구·경북 산업의 성장 동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침체돼 있고, 현재 수도권 역시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국에 걸쳐 기업이 침체되고 있으나, 청년들은 여전히 수도권으로 이동하려 한다.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많고, 다양한 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기업과 학생들 간의 미스매치 발생=인력 미스매치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임금 미스매치와 정보 미스매치가 있다. 취업을 앞둔 학생이라면 누구나 좀 더 나은 임금과 복지를 위해 대기업을 선호한다. 전인 사회과학연구소 고용관계연구센터장(경영학과)은 “중소기업이 제공해줄 수 있는 임금 수준과 청년들이 원하는 임금수준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과 청년들 간의 의견차이로 임금 미스매치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전인 센터장은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취업지원센터에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대기업의 홍보성 정보에 지나치게 노출돼, 취업 준비 시 잘 알려진 기업을 제외한 다른 기업은 규모가 대기업 수준이더라도 중소기업으로 생각하거나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소·중견기업이 정보를 제공해도 청년들은 관심을 갖지 않아 정보의 미스매치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노 담당자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정확한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기업들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청년들을 몰아내는 사회적 시선들=대전상공회의소가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구직성향 및 지역 기업인식 조사’에 따르면 지역기업에 대한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69.2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역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이러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했거나 수도권의 일자리를 잡지 못한 청년들이 스스로를 패배자로 여기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으로 직업에 대한 인식교육이 잘못됐다”며 “직업에도 마치 서열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청년들은 계속해서 중소·중견기업을 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일자리를 위해

 대구경북지역발전협의회에서 지역 4년제 대학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일자리 해소를 위해 정부·지자체에 바라는 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지역기업의 활발한 홍보’, ‘인턴 기회 확대’, ‘직업 탐색 교육장 마련’ 등의 답변이 도출됐다. 이는 지역 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청년 일자리 구조의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지역 사회에서는 일자리를 찾아 대구·경북 지역을 떠나는 청년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대구시의 정책과 방안 등을 통해 대구·경북 청년 유출 방지 방안을 살펴보자.

 올해는 청년 도시 건설 원년의 해로=청년 A 씨는 “청년 일자리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년들이 그 정책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그 정책이 실제로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구시는 올해를 ‘청년 도시 건설 원년의 해’로 선포하여 청년들의 취업 확대, 유출 완화를 위해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존에는 기술 분야에 집중됐던 창업 지원을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 대구 패션 창조 거리 조성 등을 계획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창업을 장려할 계획이다. 또한 대학과 기업이 손잡아 산학 협력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졸업 후 해당 기업 취업으로 연계하는 지역 특화 학과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어 고용 창출 실적 및 고용 환경이 우수한 기업을 선정해 집중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이렇듯 대구시에서는 지역 중소기업의 인식을 개선하고, 채용연계 취업지원을 확대해 청년 취업에 앞장서고 있다.

 청년 일자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준범 대구시청 고용노동과 주무관은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노력에 대한 성과는 단기간에는 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기업, 청년 등 사회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더해진다면 분명히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지난해 11월 25일, 대구경북지역발전협의회에서는 ‘대구·경북 청년일자리 미스매치 원인과 해소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일자리 미스매치 원인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대구경북지역발전협의회 청년T/F팀을 구성했다. 또한 지역 중견기업 1개와 지역 4년제 대학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 55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그 결과 이들은 일자리 미스매치 원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주요 해결방안은 인력 수요자인 기업은 기업 나름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며,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해 청년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인력 제공자인 대학과 청년들은 지역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대학과 기업을 연계해 기업이 원하는 요건을 미리 갖출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끝으로 기업 홍보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대구·경북의 기업의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청년일자리 문제는 단순히 청년과 기업만의 문제로 한정된 것이 아니다”며 “사회적, 경제적인 흐름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작은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할 것”을 지적했다.

 인식 개선이 필요한 때=청년들은 구직활동을 시작할 때 지역기업보다는 수도권에 눈이 맞춰 있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지역 기업에 대한 인식과 인지가 제대로 돼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김 박사는 “대구·경북 지역에도 남부럽지 않은 기업들이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년들이 이를 알지 못할 뿐”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기업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일자리에 관한 청년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떠나지 마라, 청년들이여!

 대구·경북을 빠져나가는 청년들은 “대구·경북에는 좋은 일자리가 없다”, “수도권에 가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거야”라며 수도권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떠나가기 일쑤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구시는 청년들이 대구·경북을 빠져나가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청년고용창출 우수기업을 선정했다. 지난해 처음 도입돼 선발된 청년고용 우수기업은 청년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기업들의 청년고용을 확대하고자 하는 인증제도이다. (주)대성엔지니어링, (주)라온엔터테인먼트, (주)엘앤에프, (주)와우텍, (주)태일정밀, (주)포위즈시스템이 우수기업으로 선정됐으며 본지에서는 (주)대성엔지니어링과 (주)라온엔터테인먼트 직원을 만나봤다.

 (주)대성엔지니어링은 대구 성서에 위치한 금형을 만드는 기업으로 금형은 저비용으로 많은 수의 차를 양산할 수 있게 하는 틀을 뜻한다. (주)대성엔지니어링은 청년을 고용하고 육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하고 있으며, 그 방안으로 일학습 병행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해당 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자를 채용해 직무 역량을 습득시키는 일터 기반 학습 시스템이다. 이에 근로자들은 현장에서 직무를 직접 체험하며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이 외에도 (주)대성엔지니어링에서는 사내에서 우수사원을 선정해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등 사원들의 사기증진에도 힘쓰고 있다.

 박준성 (주)대성엔지니어링 실장은 “우리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만 가려고 하지 말고, 기술 등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에 목표를 둘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라온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대구시 남구에 위치한 게임전문 개발회사이다. 이 기업이 만든 대표적인 게임은 ‘테일즈런너’로 우리 대학교 학생들도 이 게임을 즐겨했을 것이다. (주)라온엔터테인먼트는 소수의 인원이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으며, 직원 10명 중 8명이 청년근로자다. 그만큼 청년고용에 많은 노력을 기하고 있다.

 또한 회사 인근에 주택을 매입해 직원 기숙사를 마련했고 점심과 저녁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외에도 회사 측은 사원들의 취미 및 교양활동을 지원하고 팀 단합을 유도할 수 있도록 워크샵을 적극 지원한다. 지역 온라인 게임 선두 업체로 이익의 20% 성과보수 지급 등 다양한 후생복지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현아 씨(사회2)는 “대구·경북에서 청년 고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줄 몰랐다. 일자리를 찾아 대구·경북을 떠난 사람들이 섣불리 수도권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의 미래가 청년과 기업에 달려있으니, 청년 일자리 창출과 고용 증대 의지를 가진 기업들이 선도모델이 돼 지역을 이끌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취업 남, 녀 이야기

 본지에서는 우리 대학교 학생 중 서울로 취직한 김상우 씨(도시공09)와 대구지역에 취직한 B씨를 만나봤다. 이들에게 그들이 생각하는 대구·경북 지역 청년 유출에 대해 알아봤다.

<서울남자의 이야기>
 수도권 직장에 취직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도시공학을 전공했는데 이 전공은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일자리가 수도권에 많이 집중되어 있는 편이다. 그래서 수도권소재의 기업에 취직하게 됐다.

 취업 외 청년들이 대구·경북권을 벗어나려 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
 막연히 수도권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반적으로 취업의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돼있어 수도권으로 진출하려하는 것 같다.

 이 같은 현상과 관련해 국가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부에서는 일자리와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많이 제시하고 있고, 일자리 인구를 분산시키려 하는 노력도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인구, 일자리, 취업의 기회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수도권을 벗어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국가의 노력이 아직까지 그렇게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일자리를 찾아 대구·경북을 떠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역적인 선호도를 너무 갖지 않았으면 한다. 말은 태어나서 제주도를 가야하고, 사람은 태어나서 서울에 가야한다는 말이 있다. 이렇듯 서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환상을 쫓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역적인 성향에 따라 선호도가 클 수도 있겠지만, 그런 막연함 보다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구여자의 이야기>
 지난해 12월, 매일신문에서 대구·경북 청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청년들이 대구·경북을 떠나는 이유 1위는 ‘취업’이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충분히 실감한다. 내 주변사람들도 대부분은 취직을 위해 서울로 떠났다. 이처럼 사람들이 취업할 곳이 없어서 떠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방에는 전문직, 연구직의 일자리가 거의 없고, 수도권에 몰려있으니 당연히 서울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는 생산직밖에 없어서 생산직외의 다른 직업군은 취업을 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취업 외 청년들이 대구·경북권을 벗어나려 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
 취업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생활 면에서도 대구·경북지역이 수도권지역보다 부족하지만, 그것이 떠나는 이유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도권 지역에 취직을 희망하는 청년이 많은데, 대구에서 취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다른 지방으로 취직을 하게 되면, 집세 등 추가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또 현재에 만족하고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대구·경북을 떠나는 현상과 관련해 국가에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라에서는 공기업을 지역으로 이전시키는 등 충분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들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되진 않을 것이다. 연구직이나 전문직 등은 지역보다는 수도권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다들 내려오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일자리를 찾아 대구·경북을 떠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자기 꿈을 찾아 갔으니 모두 성공했으면 좋겠다.

백홍 기자, 장수희 기자, 지민선 기자  bh0827, j20915, jms5932@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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