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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도서관의 현실
  • 최무진 기자
  • 승인 2016.05.23 10:46
  • 호수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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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교 중앙도서관

 대학 도서관은 교육법 규정에 따라 설립된다. 대학 도서관 측은 보편적으로 정보를 충족시킬 문헌을 수집하고 조직해 구성원이 이용하기 쉽도록 정리해 보관하는 일을 한다.

 하지만 갈수록 대학도서관이 취업을 위한 독서실이 되어 가고 있으며, 부족한 인력으로 체계적 관리가 소홀해지고 있다. 또한 예산 부족으로 양질의 자료 제공이 어려워지는 점 등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학 도서관이 갈수록 본질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학 도서관의 현실을 짚어본다.

달라진 대학 도서관

   

우리 대학교 도서관 이용 통계

 시험 기간이 되면 대학 도서관에는 공부하는 학생으로 북적인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아침 일찍 등교하거나, 친구의 자리를 대신 맡아주다 적발되는 학생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로 북적이던 도서관도 시험이 끝나면 텅텅 비곤 한다.

 시험 기간 이후에도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은 적지 않다. 하지만 학생들의 책상에는 인문학 서적이나 자기계발서는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교재가 펼쳐져 있다. 책 읽는 대학생은 줄고 있다. 대학 도서관에서 독서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교육고용패널은 2004년 당시 전국에 있는 중학교 3학년 2천 명과 고등학교 3학년 4천 명을 선 정해 재학 당시 독서행태와 일간지 구독 여부를 파악했다. 그 결과 문학 서적 독서량이 많을수록 수능점수가 높았다. 교양서적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경우와 11권 이상 읽은 경우의 수능 언어 과목 표준점수 격차는 19점에 달했다. 고등학교 재학 중의 독서량은 수능성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취업에도 도움을 줬다. 독서량이 많았던 학생 중에서 대기업,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의 취업자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조사한 2015년 대학 도서관 통계 분석에 따르면 갈수록 대학생의 대학 도서관 대출이용은 줄어들었다. 이에 학술정보부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 책 대신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전자책인 e북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통계에서 대출이용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2011학년도와 2015학년도 우리 대학교 중앙도서관, 과학도서관, 법학전문도서관의 대출 통계를 비교해본 결과 48만 8천 482권에서 34만 7천 815권으로 대출이 감소했다. 철학, 종교, 사회과학 등 모든 분야의 대출이 감소했다.

 2014년 3월 1일~2015년 2월 28일 동안 우리 대학교 학부생은 2만 3천 513명이었다. 그 중 열람실 이용자 수는 92만 4천 349명이었고, 자료실 이용자 수는 59만 5천 636명이었다. 2015년 3월 1일~2016년 2월 29일 동안 학부생은 2만 1천 828명이었다. 열람실 이용자 수는 82만 2천 423명 이었고, 자료실 이용자 수는 54만 2천 905명이었다. 두 기간 모두 열람실 이용자가 자료실 이용자보다 훨씬 많았다.

   
 

 우리 대학교 학생 156명을 대상으로 ‘대학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한 앙케이트를 진행했다. 과제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이 30.12%(47명)로 가장 많았다. 독서를 하러 대학 도서관을 이용한다는 학생은 14.1%(22명)에 불과했다. 이에 중앙도서관 근로 장학생 김수정 씨(산림자원4)는 “취업이라는 현실 때문에 대학 도서관에 독서를 하러 오는 학생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모성현 씨(정치외교4)는 “학생이 도서관의 목적과 맞지 않게 이용하는 것 같다”며 “공부할 공간은 따로 있으니 도서관의 본질에 맞게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중앙 도서관 관계자는 학생이 대학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유는 전공 공부에 도움 되는 자료를 얻거나, DVD 혹은 잡지를 본다거나,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하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처음 대학 도서관을 설립할 때와 현재 대학 도서관의 역할과 의미가 변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또한 갈수록 대학도서관에서 독서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권영찬 전자자료팀장은 “과거 대학 도서관은 도서 대출 및 반납이 주 기능이었지만, 현재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수행한다”며 “대학 도서관의 의미가 변했다기보다는 추가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학 도서관은 교육, 연구, 학습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며 대학 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전했다.

갈수록 낮아지는 도서관 자료 보급률

 지난 2014년 11월 많은 논란 속에서 개정 도서정가제가 시행됐다. 이는 서점이 출판사가 정한 도서의 가격보다 싸게 팔 수 없도록 정부가 시행한 제도이며, 지역 중소서점을 지키기 위해 시행됐다. 하지만 도서정가제 시행에 따라 할인 폭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도서가 이전보다 훨씬 줄었다. 이에 김경란 중앙도서관 관장은 “양날의 검이다”며 “중소서점을 보호하는 기능은 있지만, 책을 사는 입장에서는 예전보다 비싼 값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학술데이터베이스인 디비피아는 지난달 24일 부산대학교 중앙도서관이 예산 부족과 구독료 인상을 이유로 디비피아에서 제공하는 학술지 중 일부를 구독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전자정보자료의 구독료가 큰 폭으로 오르는 문제 때문에 대학 도서관 운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전자저널은 외국 회사에서 독점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우리 대학교 도서관은 도서관 예산의 92%를 도서 구입비로 이용하고 있고, 이 중 78%는 전자정보자료를 구입하는 데 사용한다. 우리 대학교 측은 이러한 독점구조 때문에 구독료를 올려 달라고 무리한 요구사항을 제안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수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또한 환율이 오르면 전자정보 구입률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또한 올해 우리 대학교 예산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도서관 예산도 작년보다 1억4천만 원이 감소했다. 갈수록 우리 대학교 도서 구입 권수는 줄어들고 있다. 중앙도서관 측은 “올해 통계를 내 필요한 전자정보자료만 엄선해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그것마저 삭감됐다”며 아쉬워했다.

진흥하기에 부족한 최소 기준 

 지난해 3월 대학 도서관의 설립·운영·지원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해 대학의 교육 및 연구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자 ‘대학 도서관 진흥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행령이 모법의 입법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학도서관진흥법’ 제11조를 보면 대학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사서를 두어야 하며 배치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 도서관 관계자들은 사서 확보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대학 중 51.3%가 해당 기준보다 많은 수의 사서를 확보했고, 국공립종합대학 및 대다수 사립대학에서는 평균적으로 약 7배의 사서가 근무 중이다. 이에 교육부 측은 소규모 대학 도서관의 기준이며, 각 대학교의 질적, 양적 향상을 위해 최소기준을 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시행령에 따르면 도서관 자료에 대한 적정기준도 있다. 이에 배금표 교육부 학술장학지원 사무관은 “소규모 대학 도서관이 기본으로 갖춰야 할 최소 기준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상현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이사는 “재학생 1인당 연간 2권 씩 구입 권수를 규정한 것은 불합리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그는 사정이 좋은 타대학교도 이 법적기준을 맞추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시 가해지는 법적 제재는 없으나, 정부 재정지원 사업 공모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어 그는 학교 도서관은 학생에게 스스로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더 많은 도서 구입비가 배정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기자가 체험해 본 과학 도서관

 우리 대학교 과학 도서관은 설립된 지 30년이 넘었다. 한 학생에게 과학 도서관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결과 ‘낡았다’는 단호한 대답을 했다. 이에 본지 기자가 직접 과학 도서관을 둘러 봤다.

 과학 도서관의 분위기는 어딘지 모르게 침울했다. 조명이 중앙 도서관에 비해 어두워서 그런지 우중충한 느낌을 줬다. 건물을 둘러보지 않아도 과학 도서관의 나이가 느껴졌다.

 화장실도 마찬가지다. 화장실을 들어서니 불쾌한 냄새가 났다. 환풍기가 낡았고,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았다. 화장실을 둘러보는 데 심심치 않게 벌레도 눈에 띄었다.

 열람실 근처는 방음처리가 미흡했다. 옆 사람의 일과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옆사람의 움직임이 귀에 잘 들어왔다. 한 학생은 천장이 높기 때문에 공명현상으로 인해 방음처리가 부실한 것이라고 한다. 천장을 올려다보니 곰팡이도 피었다.

 열람실 안을 둘러봤다. 중앙 도서관보다 콘센트가 적어 보인다. 좌석도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과학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이 중앙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보다 많다고 들었는데, 좌석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 화장실 한 곳당 좌변기는 1개다.
   
일각에서 천장이 높아 방음 처리가 미흡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건물 내부가 노후화됐다.

최무진 기자  yu4191@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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