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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 어른아이로 거듭나다
  • 이남영 기자
  • 승인 2016.09.12 18:01
  • 호수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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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어른의 조합, 키덜트를 아시나요?

 현재 키덜트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문화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키덜트’는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정식 순화어는 어른왕자이다. 유치한 데 관심을 쏟는 어른들이 아닌 아이와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일컫는다.
 
 많은 영향을 끼친 키덜트 문화=과거와 달리 키덜트 문화는 소외당하던 문화에서 대중문화로 성장했다. 지난 2014년,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가 발표한 ‘2014 코리아 10대 트렌드’에 키덜트 문화가 선정된 것이 대표적 예이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캐릭터 산업 매출액이 2014년 9조 1,000억 원을 기록하며 20%대의 성장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백승대 교수(사회학과)는 “키덜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문화 산업적인 측면의 캐릭터 산업이 발달돼 캐릭터 산업 활동의 성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키덜트 문화의 확산에 따라 해당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장소 또한 급증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키덜트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증가했으며, 키덜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카페와 소품샵 역시 증가했다. 이는 키덜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키덜트가 아닌 사람들도 해당 문화를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한 카카오프렌즈샵과 특정 캐릭터를 상품화해 판매하는 매장도 생겨났다. 특히 패스트푸드점의 한정판 캐릭터 상품 판매는 키덜트 문화가 어른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동심마케팅’이란 새로운 단어가 생기기도 했다. 이에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키덜트 문화의 덕목은 ‘재미’다. 산업 발전의 모티브는 키덜트 문화로 찾아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우리가 키덜트 문화를 찾는 이유=과거에 비해 우리 사회가 ‘키덜트’를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키덜트 문화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의 사람은 키덜트 문화를 ‘어린 시절의 감수성’이라고 여긴다. 아이는 이성의 뇌가 발달하기 전, 세상을 본능적 감성으로 접촉하고 놀이를 통해 알아간다. 이후 점차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늘어감에 따라 감성보다는 이성으로 상황을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감각적이고 본능적인 감성이 존재하며 이는 인간의 욕구 중 하나인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어린 시절에 갖고 논 장난감과 즐겨 본 애니메이션 등을 성인이 된 후 찾으며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본성을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키덜트 문화는 동심이 깃든 상품을 소비하며 재미와 유쾌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를 ‘일상으로의 도피’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아이들은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그로 인해 이러한 고통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매개체를 찾게 되는데, 이것이 어린 시절에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장난감과 캐릭터들이다. 조현주 교수(심리학과)는 “외부에서 닥친 문제들을 성인 스스로가 치유하려는 행위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람들이 키덜트 문화를 찾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키덜트 문화를 찾는 모든 이유는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본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조 교수는 “존중하고 이해하며 함께하는 문화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대구·경북의 키덜트 문화를 알아보다

 키덜트 관련 시장들이 확장되면서 키덜트들의 활동지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이에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키덜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본지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해당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만들면서 느낀다, 마이하비=대구 대명동에 위치한 마이하비는 개업한 지 10년 된 프라모델 가게다. 오랜 기간을 운영한 만큼 프라모델을 사랑하는 키덜트들의 아지트이기도 하다.

 마이하비의 이호원 대표는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프라모델을 놓기 싫어서’라고 전했다. 처음엔 한 모형가게 대표가 그에게 가게 아르바이트를 부탁했는데, 그때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프라모델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지게 했다. 이호원 대표는 “프라모델을 좋아하고, 이 문화를 지키고 싶었기 때문에 인생을 걸었다”고 했다.

 마이하비는 다른 프라모델 가게와 차별화된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프라모델 가게는 주로 완성된 프라모델을 팔고 있다. 마이하비는 과거의 운영방식으로 프라모델을 직접 조립할 수 있어 사람들이 이 문화를 단어로서 키덜트 문화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호원 대표는 키덜트가 너무 아름다운 단어로 각인된 것 같다고 전했다. 키덜트는 거창한 것이 아닌 소소한 문화인데 사람들이 단정 지어 버렸다는 것이 이유다. 이호원 대표는 “키덜트라는 단어가 울타리로 작용해 키덜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어릴 때 느낀 감수성 그대로, 오드피쉬=‘오드피쉬’는 대구 동성로에 위치한 소품샵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키덜트가 아닌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해당 문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길 바라는 대표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오드피쉬의 이은실 대표는 키덜트 문화를 즐기게 된 계기에 대해 그녀는 ‘영화’라고 답했다. 어린 시절 재미로 보던 애니메이션인 ‘이상한나라의 앨리스’가 어른이 돼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그 영화 속 대사와 장면들에 깊게 빠지게 됐다고 한다.  키덜트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물건들도 캐릭터소품이 대부분이었고 주변에서는 ‘이상하다’, ‘유치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친구들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소품들을 통해 특이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그 공간이 오드피쉬가 됐다.

 마지막으로 이은실 대표는 아직 키덜트 문화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캐릭터 영화’를 추천했다. 어린 시절에 재미로만 스쳤던 내용을 어른이 돼서 보면, 같은 대사와 장면이더라도 다르게 다가오고 그 여운이 더 오래 간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은실 대표는 “단순히 소품을 사거나 피규어를 모으는 것이 아닌 캐릭터에 공감하는 것 자체가 키덜트 문화의 시발점이다”며 “키덜트에 대한 색안경을 벗고 동심으로 돌아가 어릴 적 좋아하던 만화나 영화를 다시 보길 추천한다”고 주장했다.

 피규어의 대통령, CW갤러리=경산 대평동에 위치한 CW레스토랑&갤러리(이하 CW갤러리)는 국내 유일의 전문 피규어 박물관이다.

 CW갤러리 조웅 대표는 어린 시절 처음으로 간 극장에서 본 ‘스타워즈’의 감동이 그래픽 디자이너란 꿈을 갖게 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다 외국 여행 중 우연히 피규어의 매력에 빠지게 돼 하나둘씩 모은 피규어가 지금 CW갤러리 컬렉션의 시초가 됐다. 조웅 대표는 “사람들의 생각과 추억을 전달하는 연결고리로 피규어가 정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나온 공간이 CW갤러리다”고 했다.

 그는 가게를 개업한 후, 키덜트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먼저 전국의 컬렉터들과 피규어 작가들을 위해 ‘만남의 자리’를 열었다. 또한 매년 10월 말에 할로윈 파티를 열어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분장해 파티에 참여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이는 매년 인기를 끌고 있다.

 조웅 대표는 CW갤러리가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즐거움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앞으로도 수집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웅 대표는 “‘아이들을 위해 영화를 만든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동심을 위해 만든 것이다’라는 월트 디즈니의 말처럼 더 많은 분과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앞으로의 꿈이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교
키덜트 능력자를 만나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교 학생들 중 키덜트 문화를 향유하는 학생들이 있을까? 이에 키덜트 문화를 즐기고 있는 이도봉 씨(경영2)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키덜트 문화 중 하나인 건담에 빠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집중력이 좋지 않아 부모님이 모형건물 등을 많이 사주셨어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만드는 것을 좋아해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만큼은 집중할 수 있었어요. 현재는 종류를 국한하지 않고 만들어 전시하는 걸 즐겨요.

 키덜트 문화를 향유하는 입장에서 이 문화를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요?
 키덜트 문화를 편견 없이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문화를 통해 사회생활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어린 시절의 추억 속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만약 어렸을 때 로봇놀이나 인형놀이를 해본 경험이 있다면, 시간이 흐른 지금도 현실 속에서 잊었던 자신의 순수함, 꿈 많던 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알려주고 싶어요.

 앞으로 키덜트 문화를 어떻게 즐기고 보존해나갈 계획이세요?
일단 취미라는 선을 정확하게 지킬 생각입니다. 학생의 본분을 잊지 않고, 스스로에 대한 보상의 방법으로 지금 하는 모형이나 피규어를 수집할 거예요. 이후에 직장인이 되서도 본분을 잊지 않는 선에서 취미를 유지할 생각이에요.

이남영 기자  skadud2532@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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