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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회 천마문화상-심사평(평론)]
  • 이승렬 교수(영어영문학과)
  • 승인 2016.11.28 21:11
  • 호수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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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평론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하나는 논평 대상이 되는 텍스트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필수적인 작업으로 해당 텍스트가 생산된 역사, 정치, 사회, 경제적 맥락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이다. 텍스트는 어떤 콘텍스트 안에 배치되어 있는가? 글의 맥락이 문장 해석의 기본이다.

 다른 한 가지는 텍스트 자체의 내적 의미 파악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사법, 시어의 언어학적 기원, 서사 전략과 같이 텍스트의 의미를 생산하는 내적 기제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수다. 논평의 대상이 되는 텍스트가 사회 현상인 경우, 의미 생산의 기제는 정치, 사회, 경제의 행위자들의 생각과 언술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응모작이 눈에 띠지 않았다는 점이 몹시 유감이다. 무엇보다도 인문학적, 사회학적 사유와 통찰이 스며있는 글들을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볼륨 최대화, 공명의 시간」은 시의 한정된 시공간의 프레임을 의미 생산의 원천으로서의 원형적 구조로 파악하는 수작이다. 그러나 이 역시 시를 역사, 정치, 경제적 맥락 속에 위치시켜 시인의 시를 독자들의 의미 공간으로 전유하는 작업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심사자의 이런 요구는 반드시 리얼리즘이라고 하는 특정 양식의 비평을 염두에 두고 있다기 보다 시를 쓰고 읽는 행위 역시 성숙한 시민들의 정치, 경제, 사회 활동의 일환이라고 볼 때 생각해볼 수 있는 상식의 관점이다. 이런 관점을 채택할 때 비로소 확대경으로 비쳐본 최대치의 세계의 모습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 현실의 토대 위에 서 있을 때 신화적 원형 비평 역시 추상적 관념의 유희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본 작품을 가작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더 많은 정진과 발전을 기대한다.

이승렬 교수(영어영문학과)  pressyu@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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