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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동결, 그 속의 딜레마
  • 황채현 기자
  • 승인 2017.03.06 19:12
  • 호수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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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대학교가 학생들의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방침으로 등록금을 동결 및 인하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교는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함으로써 교육의 질과 이어지는 지출을 삭감하기도 한다. 이에 등록금 동결에 대한 학교와 정부 측의 입장을 들어보고, 학생들은 등록금 동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본다. 

등록금 동결, 그 속사정은?

 지난 2011년 정부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의 평가요소에 등록금 완화 여부를 반영하는 등 등록금 동결을 권고했다. 이에 대부분의 대학교는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완화됐지만, 대학교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 재정난을 겪기도 했다. 이에 대학교가 등록금 동결을 하게 된 이유와 등록금 동결이 대학교에 미친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

 정부의 등록금 동결 권고=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학 등록금은 회원국 중 미국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우리나라 대학교의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는 점을 지적하며 등록금 동결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정부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을 도입했다. 하지만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교는 대학재정지원사업 평가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거나 국가장학금 Ⅱ유형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제재 받는다. 당시 교육부 측은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대학교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등록금 책정을 대학에 자율적으로 맡기면 과도한 등록금 인상으로 학생들이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등록금 책정에 대한 정부의 제재는 학생들이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침”라고 말했다.

 대학의 입장은=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7학년도 등록금 책정이 확정된 전국 307개 대학교’ 중 98.7%(303개교)가 2017학년도 등록금을 동결 및 인하했다. 우리 대학교 또한 현재 9년째 등록금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교의 등록금 동결 및 인하로 많은 대학교가 재정난을 겪으며 개설 강의, 도서관 자료 구입 등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대학교 측은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 지원과 국가장학금 Ⅱ유형 수혜를 위해 우리 대학교의 등록금을 동결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등록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대학교는 국가장학금을 비롯한 각종 국고지원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학내 구성원에게 피해가 가는 것이다. 한편 재정상황이 열악함에도 등록금 동결을 유지함으로써 교원 연구비, 도서 구입비 등 학생들의 장학금을 제외한 모든 예산이 삭감된 상황이다. 이에 교수들은 교원 연구비의 삭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광수 교수회의장(행정학과)은 “교원 연구비의 감소는 결국 학생들의 교육의 질 저하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우리 대학교의 직원 또한 부족한 재정으로 직원 채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직원노동조합 측은 직원들의 퇴직에 비해 신입사원 채용이 적고, 기존 직원들의 임금이 인상되지 않아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우리 대학교 배재완 예산팀장은 “교원 연구비를 비롯해 각종 지원금, 시설 투자비를 계속 삭감하게 될 것”이라며 “학내 구성원들의 불편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재정난을 벗어나기 위해=등록금 동결로 인해 학생들은 등록금에 대한 부담이 완화된 반면, 대학교는 재정난으로 인해 예산이 점점 줄어들면서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피해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교수회 측은 대학교가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등록금 동결 권고는 대학 운영에 영향을 주기에 대학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학의 자율적인 등록금 책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등록금 인상을 통해 재정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대학교의 경우, 현재 재정상황이 열악함에도 등록금 동결을 계속 유지한다면 학내 구성원들이 받을 수 있는 복지는 더 줄어들어 불가피하게 등록금 인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직원노동조합 측은 “재정난을 벗어나기 위해 등록금 인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배재완 예산팀장은 등록금을 동결 및 인하하는 대학의 재정난을 고려해, 해당 대학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등록금을 내는 학생, 그들의 생각은?

 정부의 등록금 동결 권고의 취지는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이다. 우리 대학교 역시 정부의 취지에 따라 9년째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다. 등록금 동결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등록금 부담이 완화됐을까? 이에 등록금 액수에 대한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고,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난을 겪으면서 우리 대학교 학생들이 받는 피해는 없는지 알아본다.

 등록금 동결에 대한 우리의 생각=정부는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대학교에 등록금 동결을 권고했다. 이에 우리 대학교는 9년째 등록금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대학교 학생 204명을 대상으로 ‘우리 대학교의 등록금 액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앙케이트를 실시한 결과, ‘인상해야 한다’, ‘적당하다’, ‘인하해야 한다’ 중 ‘인하해야 한다’가 78.4%(160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인하해야 한다’를 택한 학생들 대부분은 등록금 동결로 등록금 부담이 완화됐지만, 사립 대학교의 등록금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11.8%(24명)가 ‘적당하다’를 선택했으며, ‘인상해야 한다’가 9.8%(20명)를 차지했다.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생 A 씨는 “현재 우리 대학교의 재정상황이 좋지 않아 등록금 동결을 유지한다면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받지 못할 것 같다”며 “학생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수준의 인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대학교 총학생회는 등록금 동결과 인상, 두 가지 모두 득과 실이 함께 있어 어떤 선택이든 양날의 검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등록금 동결을 택할 경우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지만 학생들의 교육환경 및 복지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고, 등록금 인상을 택할 경우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가중되나 그만큼 더 나은 복지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민 등록금심의위원회 학생위원(식품자원경제4)은 “학생들의 선택이 무엇이든 학생들의 편에 서서 등록금 책정에 대한 주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상황은?=등록금 동결로 인해 우리 대학교의 재정상황이 더욱 더 어려워지면서 학생들의 장학금을 제외한 모든 예산이 삭감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교원 연구비 등 교육의 질과 직결되는 예산의 삭감은 학생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총학생회 측은 교원 연구비 등의 예산이 삭감되더라도 교육의 질을 결정짓는 큰 요인은 교수 개인의 노력이기 때문에 교수 스스로가 노력한다면 교육의 질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교육의 질을 결정짓는 것은 교수의 자질이라는 것이다. 학생 또한 비슷한 의견이다. 김정훈 씨(전기공3)는 “연구비가 삭감되더라도 교수들이 노력한다면 교육의 질이 저하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대학교 총학생회 측은 학생들을 위한 복지의 질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학교 예산이 대부분 삭감되면서 학생들이 평소 사용하는 교내 물품의 수가 줄어들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등 학생 복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에게 교내 물품을 절약하기를 권하면서 학생들의 주인의식 개선을 주장했다.

정부의 정책, 자율권 침해일까

 등록금은 각 대학교가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과 국가장학금 Ⅱ유형의 평가지표에 등록금 인상 여부가 포함되면서 이는 대학의 자율권 침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우리 대학교 등록금심의위원회 교직원위원과 학생위원을 만나 등록금 책정에 대한 대학의 자율권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정부의 등록금 동결 권고가 대학의 자율적인 등록금 책정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는가?
한동근 교직원위원: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정부의 재정지원사업 평가 점수가 낮아지거나 학생들이 국가장학금 Ⅱ유형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 학교가 받는 영향이 크다. 이에 많은 대학교가 등록금을 자율적으로 책정하지 못하고 있다.
민성호 학생위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교육부의 정책이 강제성을 띠고 있지 않다. 등록금을 인상함에 따라 정부의 혜택이 줄어드는 것은 대학교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대학의 자율적인 등록금 책정을 위해 등록금심의위원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
한동근 교직원위원:
 등록금심의위원들이 힘을 모아 정부에 등록금 책정에 대한 대학의 자율권을 보장해달라는 건의를 꾸준히 해야 한다. 나아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나 한국대학생연합 등과 함께 정부의 정책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정환도 학생위원: 등록금 책정에 의견을 내는 학생위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등록금과 관련된 제도, 정책 등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

 등록금 책정에 대한 대학의 자율권과 함께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지키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박성민 학생위원: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일이기에 대학의 자율권과 학생들의 부담 완화를 모두 지키는 일은 어려워 보인다. 등록금 책정에 대한 자율권을 확보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불가피한 등록금 부담을 안겨야 한다면, 그 부담이 덜하도록 등록금심의위원으로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한영춘 교직원위원: 등록금 인상률을 낮추는 대신 대학의 발전기금을 모으는 등 비등록금 수입을 늘린다면 대학의 자율권과 학생들의 부담 완화를 함께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황채현 기자  hch5726@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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