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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봐YU 들어봐YU] 花, 잊지 못할 이야기
  • 지민선 기자, 최준혁 기자
  • 승인 2017.04.03 15:13
  • 호수 1634
  • 댓글 0

 매년 찾아오는 꽃의 계절. 봄이 한 발짝 다가왔어요. 캠퍼스를 둘러보면 벌써 꽃놀이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은데요. 이번 ‘말해봐YU 들어봐YU’에서는 꽃을 주고받으며 생긴 에피소드에 대해 들어보도록 할게요.

달콤살벌한 꽃

 첫 번째 사연입니다. 주로 꽃은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오가곤 하죠. 하지만 이 커플은 조금 다릅니다. 다소 살벌한 분위기에서 오고 가는 꽃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동동이’님의 사연을 들어볼까요?

 안녕하세요. ‘동동이’님. 받은 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에게는 300일이 다 되가는 동갑내기 남자친구가 있어요. 남자친구를 사귄 적은 많지만, 저에게 꽃을 준 남자친구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래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생각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살벌한 분위기에 꽃을 주고받은 적이 많아요.

 살벌한 분위기에 오고 간 꽃이라... 상상이 잘 안 되는데 살벌하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요?
 다소 민망하네요.(웃음) 예민한 성격을 가진 저는 남자친구에게 짜증을 자주 내는 편이에요. 정말 별거 아닌 일에도 토라지곤 해 남자친구가 고생을 많이 하죠.
 꽃을 처음 받은 날도 제가 토라졌을 때였어요. 별것도 아닌 일에 꼬투리를 잡아서 혼자 상처받고 우울해서 집에 틀어박혀 있었어요. 그 때 남자친구가 연락을 했었는데 그것도 너무 미워서 다 무시를 했었죠. 그랬더니 한동안 연락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했구나’ 하고 우울해서 자려는데 연락이 왔었어요. 집 앞에 꽃을 뒀다고 하더라고요. 문 앞에 나가보니 정말 예쁜 꽃이 있었어요. 보자마자 눈물이 왈칵 나서 주저앉아 울었었죠.

 그 당시 남자친구는 뭐라고 하던가요?
 남자친구에게 바로 전화를 해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니, 기분 나쁘게 해 미안하다는 말이 돌아왔어요.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미안한 생각이 가득해요.

 그 다음엔 어떻게 됐나요?
 다음날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었죠. 보기 전에 미안하기도 하고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 저도 꽃을 샀었어요. 만나서 꽃을 쥐여줬는데 아직도 그 어색했던 느낌을 잊지 못해요. 꽃을 들고 제 남자친구는 한동안 말이 없었고, 저 또한 아무 말을 못 했었어요. 온종일 서로 어색하게 다녔던 기억이 있네요.

 살벌한 분위기에 꽃을 주고받아 섭섭하셨을 것 같아요. 또 꽃을 주고받은 건 없나요?
 그 다음에 받은 꽃도 싸우고 난 후에 받았었어요. 어느 날 학교에서 남자친구 핸드폰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모르는 여자에게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놀란 마음에 남자친구에게 물어봤는데, 자기가 아는 동생인데 물어볼 게 있어서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중이라 하더라고요.
 섭섭했던 저는 남자친구에게 계속 짜증을 냈고, 내다보니 정말 속상하더라고요. 그래서 화를 내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어요. 학교 앞 카페에서 화를 삭이고 있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남자친구가 꽃을 한 아름 들고 오더라고요. 그래서 “꽃으로 무마할 생각하지 마라”고 했는데 미안하다는 말만 하더라고요. 저도 괜히 짜증을 냈나 싶어 같이 사과했고, 그렇게 사건이 종결됐죠.

 이제는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꽃을 받고 싶으시겠어요.
 당연하죠. 매번 화낼 때마다 꽃을 받으니 일부러 그러는 건가 싶기도 하고, 화를 풀어주려는 남자친구의 마음이 고맙기도 하고 그렇죠. 하지만 저도 여느 연인들처럼 기분 좋은 날에 꽃을 받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남자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항상 예쁜 시간을 함께해줘서 정말 고맙고 앞으로 더더욱 예쁜 시간을 함께했으면 좋겠어. 항상 사랑하고 또 사랑해.

 연인들끼리의 꽃은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오고 간다는 편견을 깨준 ‘동동이’의 사연이었습니다. 살벌하게 주고받은 꽃이라 하더라도 마무리는 항상 사랑스럽게 끝나네요.(웃음) 꼭 ‘동동이’님께서 더 이상은 싸우지 않고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꽃을 주고받길 바라며 노래 틀어 드리겠습니다.

우리 그만 싸우자-최낙타
살짝 땀에 젖은 옷들과 그 사이로 부는
시원한 바람이 날 감싸고 기분이 좋더라
몇 걸음 걷지도 못해 니가 생각나서
다투고 싸웠던 순간들이 모두 사라졌어

에델바이스: 소중한 추억

 두 번째 사연입니다. 스승의 날에는 스승님께 카네이션을,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드리는 등, 많은 분들이 아마 누군가에게 꽃을 줬던 기억이 있을 것 같아요. 오늘 사연을 보내주신 분은 무려 꽃으로 대화하는 ‘능력자’라고 합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1년을 함께 보낸 담임 선생님과 꽃을 주고받은 ‘고뢔고뢔 고래’님의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고뢔고뢔 고래’님! 고등학교 때 선생님과 꽃으로 대화를 했다고 들었어요. 이게 무슨 뜻인가요?
 모든 꽃에는 그 꽃마다 지니는 ‘꽃말’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친했던 담임 선생님께서 “꽃에는 각각의 꽃말이 있다”는 말씀을 해주시면서 ‘에델바이스’라는 꽃을 주셨어요. 그렇게 저와 선생님의 ‘꽃으로 나눈 대화’가 시작됐어요. 그리 오래 이어지진 않았지만요.

 에델바이스요? 선생님께서 그 꽃을 왜 주신 건가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꼽자면 고등학교 3학년 때인 것 같아요.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봤던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좋았는데, 특히 담임 선생님과 집이 가까워 사적으로도 자주 뵐 수 있었어요.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는 말이 있죠. 이별의 시즌인 졸업 즈음에 선생님께서 저를 부르시고 처음 보는 흰 꽃을 주셨어요. 그리곤 꽃말의 정의에 대해 설명해 주시더니 저에게 그 꽃의 꽃말을 찾아보라고 하시곤 쑥스러우셨는지 도망가셨어요. 집에 돌아와 선생님께서 주신 꽃이 무엇인지 찾아보니 스위스 국화인 에델바이스였어요. 에델바이스는 ‘소중한 추억’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동안 선생님과 제가 시간을 재밌게 보냈는데, 대학교 가면 못 본다는 생각에 많이 아쉬우셨나 봐요.

 꽃으로 대화를 하셨다고 하니, 선생님께서 주신 에델바이스에 꽃으로 답장하셨을 것 같아요. 선생님께 꽃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뭔가요?
 일단 제가 그동안 선생님께 받은 사랑이 너무 컸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에델바이스를 받았으니 뭔가 작은 것이라도 보답을 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에델바이스에 대해 알아보니 고산에서만 자라는 야생화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구하기 어려운 꽃이라고 하더라고요. 비록 저는 그렇게까진 못 해 드리지만 그래도 뭔가 의미 있는 꽃을 드리고 싶었어요.

 의미 있는 꽃을 드리고 싶었다니 기대되는데요. 어떤 꽃을 드렸나요?
 열심히 찾아봤는데 차마 선생님처럼 야생화는 못 구하겠더라고요.(웃음) 그래서 헐레벌떡 꽃집에 뛰어가 주인아주머니께 꽃말에 대해 물어보고, 큼지막한 해바라기를 하나 선물해 드렸어요. 해바라기는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뜻을 가졌다고 아주머니께서 말씀해 주셨거든요. 선생님께선 꽃을 받으시곤 깜짝 놀라셨어요. 한동안 엄청 웃으시며 “설마 해바라기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선생님 바라기가 될 거라고 했었죠.

 대학에 와서는 자주 만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 뒤로는 꽃을 주고받지 않았나요?
 고향이 울산인데, 제가 대학교에 오고 나서는 한동안 뵌 적이 없었어요. 고향에 잘 내려가지 못했고, 선생님께서도 고3 담임을 맡으셔서 많이 바쁘셨거든요. 작년 스승의 날 때 찾아뵌 적이 있었는데, 제가 카네이션과 편지를 가지고 갔었어요. 아, 조금 식상한가요?(웃음) 선생님 집에 오랜만에 갔는데 선생님께서 카네이션과 편지를 받고 엄청 기뻐하셨어요. 카네이션을 누군가에게 준 건 처음이라 조금 쑥스럽기도 했어요. 선생님은 카네이션 꽃말이 사랑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리곤 잠시 방에 들어가시더니 또 에델바이스 한 송이랑 편지를 가져오셨어요.

 선생님께 받은 에델바이스만 두 번째군요? 어떤 느낌이셨나요?
 생각해 보면 선생님과 소중한 추억이 참 많았어요. 제게 처음으로 술을 가르쳐 주신 것도 선생님이셨고, 진로에 대해서 고민할 때도 옆에서 제가 가진 고민들을 다 들어주신 것도 선생님이셨죠. 선생님이 저에게 에델바이스를 두 번 주셨는데 저도 언젠가 선생님께 에델바이스를 구해서 드리고 싶어요. 선생님을 보고 교사의 꿈을 가지게 됐는데, 교사가 된다면 언젠가 선생님처럼 제 학생과 꽃으로 마음을 나눠보고 싶네요. 아 물론, 선생님처럼 에델바이스 두 송이는 꼭 주고 싶어요. 그런데 정말 궁금했던 건데 높은 산에서만 자란다는 에델바이스를 선생님은 어디서 구하신걸까요.(웃음) 정말 신기해요.

 말로 사랑한다, 고맙다가 아닌 꽃이 지닌 의미인 꽃말로 꽃을 주는 사람이 지닌 마음으로 전하는 말은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에델바이스’, 소중한 추억 두 송이 마음에 간직한 ‘고뢔고뢔 고래’님께 식상하지만 이 노래를 틀어드리고 싶네요.

사운드 오브 뮤직 OST ‘에델바이스’
에델바이스, 에델바이스
매일 아침 당신은 나에게 인사한다.
작고 하얀, 깨끗하고 맑은
당신은 나를 만나 행복해 보인다.

지민선 기자, 최준혁 기자  jms5932@ynu.ac.kr, cjh0524@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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