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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로를 거닌 사람] 축구를 사랑하는 남자, 손준호
  • 이경희 기자
  • 승인 2017.05.14 17:54
  • 호수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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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준호 축구선수(체육학부11)는 우리 대학교 체육학부 체육학전공 3학년을 마치고, 2014년 축구의 명가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했다. 뿐만 아니라 그해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포항의 에이스라고 불리며 활약하고 있는 그를 만나 우리 대학교 학창시절과 포항 스틸러스 입단 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많은 대학 중 우리 대학교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리 대학교에 진학할 당시, 축구부 감독님이신 김병수 감독님께서 저를 좋게 보시고 스카우트해 주셨어요. 정말 기뻤고 실감이 나지 않아 얼떨떨했던 기억이 나요. 또 저와 같은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출신이자 저의 선배였던 이명주, 김승대 선수가 먼저 진학해 있었어요. 그 형들이 먼저 진학해서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영남대학교에 진학하면 잘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망설임 없이 진학하게 됐어요.

 우리 대학교 재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무엇인가요?
 재학 중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3학년 때 우리 축구부가 ‘2013 카페베네 U리그 대학선수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어요. 당시 비수도권 대학 축구부 중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제가 그 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아서 더욱더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생각해요. 제가 최우수선수상을 받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김병수 전 감독님께서 프로 가기 전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하라고 하셨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프로에 입단해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주신 선물 같아요.

 우리 대학교 출신 후배 중에 손준호 선수를 이어 잘해줄 것 같은 후배가 있나요?
 올해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 이상기 선수요. 상기 선수는 피지컬도 굉장히 좋고 스피드도 빠르고 자신감도 있고, 신인답지 않은 모습들이 있어요. 상기 선수가 데뷔전을 일찍 치렀으니 첫 골을 빨리 넣는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더 잘해서 많은 선배들의 뒤를 잘 이어주면 좋겠어요.

 3년 동안 대학생활을 하면서 축구 외에 기억이 남는 것이 있나요?
 축구 외에 다른 것을 해볼 기회가 많지 않아서 ‘이게 기억에 남는다’고 단정지어 말하기 어려워요. 굳이 하나 꼽자면, 축구부 통금시간이 9시인데 축제 때 가수들이 오면 축구부 친구들이랑 몰래 한 번씩 나가기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최근에 우리 대학교를 가 보지 않아서 아직 있는지 모르겠지만, 체육학부 건물인 생활과학대 앞 거울못 주변에서 김밥을 많이 사 먹었던 것이 기억나요.

 다시 대학 축구부로 돌아간다면 해 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다시 돌아가도 축구를 열심히 하겠지만, 많이 놀아보고 싶어요. 또 항상 축구만 해서 친구들이랑 많이 어울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축구부나 운동부 친구들이 아닌 일반인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어요. 그 친구들이랑 같이 강의도 듣고 벚꽃이 핀 러브로드도 걷고 싶어요.

 선배로서 우리 대학교 축구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 대학교 축구부는 비수도권 팀이지만 선배들이 쌓아온 경력이 수도권 팀에 전혀 밀리지 않아요. ‘영남대학교 축구부’라는 대학 최고의 축구팀에 속해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부상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며 늘 지켜보고 있고 응원한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손준호 선수에게 영남대학교는 어떤 의미인가요?
 다시 축구에 눈을 뜨게 해 준 곳이에요. 우리 대학교에서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현재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우리 대학교에서 좋은 기억만 가지고 졸업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가 더 열심히 해서 영남대학교를 알리고 싶어요.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2014년 포항 스틸러스라는 팀에 입단했어요. 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축구선수들은 대부분 3학년을 마치고 프로에 진출해요. 당시 포항 스틸러스 감독님이셨던 황선홍 감독님께서 오라고 하셨어요. 저도 빨리 프로에 진출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가게 됐어요.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해서 신인으로서 적응하기 힘드셨을 텐데,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요?
 당시 감독님이셨던 황선홍 감독님께 저를 어필하고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가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였던 이명주, 김승대 선수와 김원일 선수가 많이 도와줬어요. 늘 긍정적으로 말씀해 주시고 저를 잘 챙겨주셨어요. 무엇보다 그분들이 항상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면서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어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그 당시의 기분은 어땠나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어요. 아시안게임이 한국에서 열렸고 선수들과 감독·코치진 모두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금메달 획득과 동시에 군 면제 혜택을 받았어요. 그 당시에는 막연히 군 면제라는 것이 좋기만 했지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2015년에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주위에 또래 친구들이나 형들이 군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까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지난 시즌 큰 부상을 당했지만,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어요. 당시 상황과 부상을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요?
 지난해 4월,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3분 만에 당시 전북 골키퍼였던 권순태 선수와 부딪혔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에서 ‘뚝’소리가 났어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더라고요. 햄스트링 파열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회복에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진단이 나왔어요.
 부상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에는 가족의 힘이 가장 컸어요. 다치고 나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가족들 덕분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또한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지만을 생각하면서 재활훈련을 했어요. 올해는 꼭 좋은 성적을 내서 팬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어요.

 가장 질투나거나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으신가요?
 한 선수를 지목하기보다는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모든 선수가 동료이자 경쟁자이기에 미드필더 포지션의 모든 선수가 라이벌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그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경기에 뛸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축구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최종 목표는 어린 선수들에게 존경받으며 그들에게 롤모델, 우상이 되는 것이에요. 그래서 지금 주어진 것에 집중해 최선을 다하면 유럽 진출과 같은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해요. 현재는 포항에서 열심히 하자는 생각뿐이에요. 또한 모든 운동선수라면 국가대표라는 꿈도 있지만, 그전에 현재 제가 뛰고 있는 K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어요. 무엇보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아니라 부상 없이 오랜 기간 뛰는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손준호 동문에게 축구란 무엇인가요?
 축구란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아기 때부터 공을 가지고 놀았어요. 그때부터 공 없이는 못 살았던 것 같아요. 남들보다 축구를 일찍 시작했고, 축구를 하면서 힘든 순간은 있었지만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축구에 대한 열정이나 목표가 컸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도 축구가 먼저였고, 지금도 그래요. 연애할 때도 항상 운동부터 하고 데이트를 하는 식이에요. 저에게는 축구가 가장 최우선의 가치이고 사랑인 것 같아요.

독자들의 '나도! 나도'

 최근 많은 기관에서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대학을 거쳐 프로로  진출한 선수로서 공부하는 운동선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요즘 추세가 공부도 하면서 운동을 하는 추세니까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해요. 한 감독님께서 ‘공부를 잘해야 축구를 잘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얘기를 들었을 때 공감을 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K리그는 오심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비디오 판독이 도입될 예정이에요.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현직 축구선수로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좀 더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아요. 심판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 실수가 경기 결과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시점에서는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손준호 선수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의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요?
 그렇진 않았어요. 하지만 구체적인 목표나 꿈이 있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참고 견뎌내며 운동을 하다 보니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 대표팀을 가는 친구를 보며 부러워했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그 친구보다 내가 더 잘하겠다’고 생각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독기가 생기더라고요. 개인 운동과 같은 준비를 철저히 해 ‘프로에 와서 살아남는 자가 최종 승자’라는 생각을 갖고 조급해 하지 않고 멀리 봤던 것 같아요.

인터뷰를 마친 기자들의 이야기

 본지 기자는 인터뷰 시간이 아닌 포항 스틸러스 훈련시간에 맞춰 그가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훈련할 당시 그는 누구보다 진지했으며, 감독과 코치의 말을 귀담아듣는 자세를 보였다. 손준호 동문은 실력과 더불어 웃는 모습, 살인미소로 유명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좀처럼 웃는 것을 보기 힘들었다.

 반면 그라운드 위 선수가 아닌 선배, 취재원으로 만난 손준호 동문은 수줍음이 많고 잘 웃는 분이었다. 포항의 에이스라 불리며 많은 인터뷰를 해 본 그도 “후배와 인터뷰를 하니 굉장히 떨리네요”라며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질문하는 필자를 보며 활짝 웃어준 손준호 동문 덕분에 어느 인터뷰보다 편하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굉장히 솔직한 사람이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체육특기자 제도, 오심과 비디오 판독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꾸밈없이 얘기해 줬으며, 대답하기 조금 꺼려지는 예민한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변을 해 줬다.

 축구를 좋아하는 필자는 손준호 동문의 경기를 자주 보러 가고 있다. 우리 대학교 선배가 그라운드 위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리 대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저절로 생겨난다. 많은 재학생과 동문들도 그의 경기를 직접 관람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이경희 기자  lkh1106@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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