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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봉] 어제 배운 것, 기억하십니까
  • 조규민 편집국장
  • 승인 2017.06.05 14:26
  • 호수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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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한 학기가 다 가고 있다. 새내기들은 현재 대학 생활에 적응을 해가고 있을 것이고, 고학년들은 곧 여느 때처럼 기말고사를 치르고 방학을 맞이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묻고 싶다. “한 학기 동안 무엇을 배웠는지 기억하나요?”, “작년에 배웠던 것은 무엇인가요?”라고 말이다.

 대학교육은 중·고등학교보다 높이 위치한 최상위 교육기관이다. 그러나 현재의 대학교육은 취업교육을 비전으로 인재상과 운영방안을 설정하는 경우가 잦다. 이는 ‘신자유주의의 무한 경쟁’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이 크다. 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많을수록 대학은 직업교육을 강화한다. 그리고 선택한 전공에 따라 취업에 영향을 끼치다 보니 학생들이 선택하는 전공은 학문 연구를 위한 것이 아닌, 단순히 ‘취업’을 위한 수단일 뿐인 경우가 많다. 또한 많은 기업이 학생들의 대학 성적표를 요구하다 보니 학생들은 시험을 치르기 위한 단순 암기식 공부를 하고, 이 지식은 쉽게 잊힌다.

 필자는 대학이 ‘지식의 상아탑’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이 취업교육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취업교육이 대학교육 전부가 되어선 안 된다. 아쉬운 점은 한 학기가 지나가면 자신이 배웠던 학문의 내용 중 절반 이상 기억하지 못하는 현재 상황, 그리고 이로 인해 진리탐구의 역할을 가지고 있는 대학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진리탐구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나면, 대학은 오로지 취업교육기관으로만 남게 된다.

 대학들은 인재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대학재정 확보와 대학 평가에 맞춰 운영된다. 공과대, 경영대 등 대학평가와 취업에 유용한 학문과 전공은 대접과 보상을 받고, 실용적이지 못한 순수 학문은 배제되거나 힘을 잃어가고 있다. 오히려 인재 육성이라는 명목이면 안심이다. 만일 대학이 좋게 평가되고,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 정말로 인재 육성을 하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면 암담하다.

 대학이 학생들이 진리 탐구를 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면 그들은 좀 더 나아졌을까. 그렇지만도 않다.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개인의 의지 역시 중요하다. 많은 대학생이 취업을 위해, “적어도 대학은 나와야지”라는 생각으로 진학한다. 때문에 학문에 대한 관심은 자연히 멀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에 와서는 취업교육이나 일방적인 학문 교육뿐만 아니라, 이러한 학생들로 하여금 학문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것도 대학의 역할이 아닐까.

 어느덧 한 학기가 다 가고 있다. 필자는 이번 학기에 무엇을 배웠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바쁘다는 핑계로 학문을 뒷전으로 했을 수도 있겠다.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스스로에게 ‘나는 무엇을 배우고 있지?’라는 질문을 던져 보자. 구성원 모두가 대학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조규민 편집국장  jgm0607@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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