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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우리, 함께 하는 우리
  • 황채현 기자
  • 승인 2017.11.27 18:24
  • 호수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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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우리 대학교의 익명 SNS에 미숙한 한국어 실력을 핑계로 수업에 불성실하게 임하는 외국인 학생을 비판하는 글이 게시됐다. 이처럼 일부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들은 서로간의 이해와 소통의 부족으로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우리 대학교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 및 교수들 간의 인식을 조사하고, 이해와 소통을 위한 방안을 알아봤다.


언어의 벽을 넘어서

 ‘그들의 어려운 서울살이’(10월 7일자, 신동아) 기사에 따르면 한 유학생이 한국인 학내 구성원들과의 교류가 원활하지 못해 대학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사례가 있었다. 우리 대학교의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인 학생 및 교수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을까?

 학교생활 적응은 천차만별=우리 대학교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학생들이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다. 국제교류팀 측은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들이 언어 및 문화적으로 많이 교류하고 있기에 외국인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도는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학생 A 씨는 “교내의 여러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해 한국인 학내 구성원들과 어울리며 한국어 실력도 많이 늘었다”며 “언어로 인해 느꼈던 어려움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언어 등의 문제로 한국인 학생 및 교수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외국인 학생들도 많다는 의견을 보였다. 유학생지원팀 측은 “한국어 실력이 갖춰지지 않은 외국인 학생들의 경우, 학교생활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 재학 중인 바스티안 씨(공공정책과 리더십)는 “한국인 학생에게 영어로 대화를 시도해봤으나 영어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피하는 한국인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교수들 또한 강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어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학생과 교수가 바라본 그들=우리 대학교는 국어국문학과에서 운영하는 ‘다문화시대한국어문학인재육성사업’, 화학과에서 주관하는 ‘의약·정밀화학특성화사업단’ 등 ‘CK 사업’(대학특성화사업)을 통해 많은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내 구성원의 교류를 촉진시키고 있다. 공태건 씨(화학4)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 수업에 적응하기 힘들 텐데도 성실히 공부해 학점을 높게 받는 외국인 학생을 보며 자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외국인 학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기도 한다. 지난 7일, 우리 대학교의 익명 SNS에서 우리 대학교 외국인 학생들이 부족한 한국어 실력을 핑계로 강의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을 게시한 학생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모른다는 이유로 수업에 성실히 임하지 않아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으로서 유학생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고 불만을 표했다. 홍승철 씨(심리3)는 “이러한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의 불화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라며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보다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우리 대학교 교수 51명을 대상으로 ‘우리 대학교의 외국인 학생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지’에 대한 앙케트를 실시한 결과, 58.8%(31명)는 올해 외국인 학생들과 대화를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응답했다. 교수 A 씨는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한 적은 있으나 강의시간을 제외하고 심층적인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교수들은 CK 사업을 통해 유학생들이 강의에 많이 참여하면서 유학생들과 개인적인 면담을 갖는 등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원활하지 못한 소통, 무엇이 원인일까?=유학생 유치를 확대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최근 우리 대학교를 비롯한 많은 대학은 유학생들의 입학조건을 한국어능력시험 3급에서 2급으로 낮췄다. 하지만 유학생지원팀 측은 유학생의 입학조건 완화가 유학생과 학내 구성원 사이에 생긴 소통의 부재를 초래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학생 및 교수들과의 대화나 한국어로 진행되는 강의에 대한 유학생들의 적응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한편 김기수 교수(경영학과)는 외국인 학생의 출신 국가에 따른 학내 구성원들의 선입견이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의 교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학내 구성원들이 선진국 출신의 외국인 학생에 비해 개발도상국 출신의 외국인 학생에게 상대적인 거리감을 보인다는 것이다. 김기수 교수는 “개발도상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외국인 학생에게 거부감을 가진다면, 우리 대학교에 대한 외국인 학생들의 인식이 나빠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대학, 국제 교류의 현장이 되다

 우리 대학교를 비롯한 많은 대학교는 외국인 학생과 학내 구성원의 교류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유학생과의 소통을 위한 대학의 노력과 학내 구성원들이 개선해야할 점을 알아봤다.

 유학생과의 소통, 그리고 학교의 노력=우리 대학교는 2008년부터 한국인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들의 전공과목 학습 및 출결, 생활 전반에 대한 관리를 지도하는 ‘Academic Buddy Program’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외국인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향상시키고 외국인 학생들이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이 팀을 이뤄 우리나라의 문화 유적지를 탐방하는 ‘Window To Korea’,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들이 함께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공부하는 ‘International Study Program’을 통해 그들의 친밀도를 증진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이 함께 지역 초등학교에 방문해 초등학생들에게 학습 지도를 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 등 여러 교류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국제교류팀 측은 “외국인 학생들과 학내 구성원이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더 많은 한국인 학생 및 외국인 학생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은 2013년부터 ‘글로벌 새마을인 한가위 한마당’ 행사를 개최해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 및 교직원들이 함께 윷놀이, 제기차기를 하며 명절을 보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식목일을 맞아 외국인 학생과 교수들이 함께 나무를 심는 행사를 개최해 유학생과 교직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 재학 중인 사이다 씨(공공정책과 리더십)는 “한국 문화에 대해 알 수 있어 외국인 학생들에겐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더불어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 및 교수들이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유익하다”고 말했다.

 타 대학은 어떤 제도를?=경희대학교는 1996년부터 한국인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지도하도록 한 후, 32시간의 봉사 점수를 부여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해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한밭대학교의 경우, 지난 3월부터 교환학생 1명이 한국인 학생 7명을 대상으로 영어 회화학습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인 ‘English Conversation Leader Club’을 운영하고 있다. 한밭대학교 국제교류원 측은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이 상호 소통을 통해 문화를 교류함으로써 회화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서로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외국인 학생이 학교에 다니면서 겪는 어려움을 올바르게 해결하도록 돕는 책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선문대학교는 지난해부터 ‘유학생 지도 사례집 및 적응 가이드’를 제작해 유학생을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에게 배부하고 있다. 이외에도 선문대학교는 ‘FG(focus group interview)’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직원들이 유학생들로부터 학교생활에 대한 고충을 직접 듣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연구하도록 하고 있다. 선문대학교 글로벌지원팀에 의하면 유학생 프로그램을 만든 후 처음에는 효과가 미비했으나, 유학생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태도 또한 개선돼야=일각에서는 학교 측의 제도 마련뿐만 아니라 외국인 학생과 학내 구성원의 태도 또한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유학생지원팀 측은 외국인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인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외국인 학생들 또한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한국인 구성원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김기수 박정희새마을대학원장은 “교수들이 한국어로 강의를 진행할 경우, 외국인 학생이 수업에 따라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국인 학생에 대한 교수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나의 외사친(외국인 사람 친구)을 소개합니다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은 같은 학내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으로 친해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본지의 기자가 직접 외국인 학생과 일일 친구를 맺은 후, 두 사람의 소감과 서로에 대해 바뀐 인식을 들어봤다.

아자르와 함께 식사하는 모습
아자르와의 티타임

외국인 친구를 만나다 

 아자르를 만나기 전, 나는 외국인 친구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평소 외국어에 대한 자신감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낯가림이 심한 성격이라 외국인에게 다가가는 것은 나에겐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간혹 국제교류팀에서 개최하는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 교류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진 적은 있으나 ‘좀 더 영어실력을 키워서 다음에 참여해야지’라고 생각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런 나에게 ‘유학생과 일일 친구 맺기’는 설렘보다 걱정이 앞선 일이었다. 막상 아자르를 만나고 나서는 두려움보단 즐거움이 앞섰다. 서로의 서툰 언어실력을 배려해 쉬운 단어와 문장을 택해 대화를 나눴다. 무엇보다 또래 여대생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일일 친구를 맺고 난 후, 내가 가졌던 두려움은 부족한 외국어 실력이 아닌 친구로서 다가갈 수 있는 용기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게 용기를 심어준 아자르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또 한 명의 소중한 인연을 마음에 담으며 이 글을 마친다.

한국인 친구를 만나다

 평소 연락을 주고받고, 학교생활에 대해 고민을 나누는 한국인 친구가 적어, 한국에서의 학교생활이 외롭고 쓸쓸하기도 했다. 한국인 학생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공부 모임에 참여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우리 대학교의 한국인 학생들과 친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국인 학생들은 입학 후 주로 특정 친구들과 그룹을 만들어 어울려 다닌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인 내가 한국인 친구들이 만든 그룹에 소속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또한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한국인 친구들은 외국인인 내가 말을 거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듯 했다.

 그런 나에게 이번 일일 친구 맺기는 행운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인 학생과 유학생의 소통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서로의 문화나 학교생활에 대해 대화하면서 많이 친근해졌다. 다음에도 만나서 카페나 노래방을 다니며 둘도 없이 좋은 친구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채현 기자  hch5726@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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